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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날 보다 살아온 날이 많으신 우리 할머니는 93, 3311호에서 생활하셨습니다.

20116, 입소 당시 할머니는 콧 줄에 소변 줄에 기력이 없어 보여 말도 잘 못하는 아주 안 좋은 상태였기에 곧 임종을 맞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할머니는 우리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일주일도 채 안되어 건강이 호전되어

콧 줄도 빼고 소변 줄도 빼고 말도 너무 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할머니는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만의 오늘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 오늘은 작은 창문을 여는 거로 만들어가는 거였답니다.

할머니 침상에서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곳에는 작은 창문이 하나가 있습니다.

할머니는 아침이면 손짓으로 문을 열어라, 저녁이면 문 닫아라, 커튼 내려라하면서 창문으로 보이는 아침햇살, 꽃나무들,

떨어지는 낙옆, 지나가는 사람들, 지나가는 차, 비와 눈 내리는 풍경, 나무들이 흔들리는 풍경을 통해

바람이 부는구나를 느끼기도 하면서 작은 창문으로 보이는 다양한 것들을 통해 아침을 맞이하고 저녁을 맞이하면서

이곳에서 할머니는 노년의 아름다운 삶의 방정식을 만들어 갔었던 같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작은 창문에서 보이는 것들이

할머니에게는 큰 행복과 웃음을 만들어 주고 있는 가장 큰 행복지킴이었던 같습니다.

 

20134월쯤으로 기억됩니다.

할머니를 뵙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 창문으로 보이는 벚꽃을 보면서 환한 미소를 보이며 행복해 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20대의 수줍은 소녀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대학시절 읽었던 미국의 작가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생각났습니다.

폐렴에 걸린 주인공은 담쟁이 잎이 하나씩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생명도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

커튼을 여는 순간 세찬 바람에도 이겨낸 마지막 잎은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주인공은

삶의 희망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는 우리 할머니와 아주 잘 어울리는 듯 했다.

 

매일 아침이 되면 손짓으로 창문의 커튼을 열어라는 신호를 하면서 창문에서 보이는 나무들과 사람들,

간간히 지나가는 차들을 보면서 할머니는 마지막 잎새의 주인공처럼 자신에게 찾아와 주는 창문 속의 이야기들에게

매일 아침이 가져다주는 삶의 행복을 느꼈을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것은 삶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창문을 열어라, 닫아라, 커튼을 내려라하면서 창문과 시작되는 하루하루가 즐거운 우리 93세의 할머니,

그렇게 할머니는 삶의 끝 얻저리에서 아주 행복한 시간을 스스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창문을 통해 남은 자신의 삶의 방정식을 만들어갔던 할머니,

일주일에 한번은 병원의 회진처럼 저희 기관도 팀원모두가 함께 라운딩을 통해 어르신 상태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데

매일 마지막으로 뵙는 분이 할머니이랍니다.

라운딩이 끝나면 늘 할머니에게 우리직원들에게 좋은 말을 부탁드리죠~~

빙그레 웃으며, “내가 무슨 다 늙은이가 무슨 말을 해하면서 슬슬 나오기 시작합니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말이 앞서기보다는 먼저 행동으로 보여라"

"남을 다치게 하는 말은 하지 말아라"

"항상 좋은 말만 해야 한다"

우리들에게 세상사는 도리에 대해 덕담 한마디로 늘 깨우쳐 주곤 했었습니다.

 

할머니의 덕담 한마디로 시작되는 한주가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던지~~

선한 눈빛과 미소로 우리를 바라보셨던 할머니,

창문 밖의 세상을 통해 자신의 삶의 방정식을 찾았던 할머니,

......................,

오래오래 우리들과 함께 하면서

우리들의 삐뚤어진 생각을 바로 잡아주셨으면 했는데

 

삶과 죽음의 방정식은 할머니를 우리 곁에 두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창문의 밖의 세상이야기를 통해 아침을 맞이하셨던 할머니의 삶의 방정식은 20139,

이곳에서의 삶의 방정식은 멈추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310호실에 들어가면 생각이 납니다.

긴 손가락으로 창문을 가리키며 문 열어라, 내려라, 닫아라할 것만 같은

그리고 늘 좋은 덕담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다잡게 하셨던 할머니의 환한 미소가 그립습니다.



글쓴이 . 최영순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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